2022-04-30 흰눈썹황금새 구조
- 일기
- 2023. 6. 6. 13:34
지난 4월 30일에 와이프와 함께 용인 연미향 마을 캠핑장에 다녀왔습니다. 평소와 다름 없는 캠핑이었는데, 특별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화장실 앞에 잠시 서 있는데, 흰눈썹황금새 두 마리가 장난치면서 날다가 한 마리가 거울에 부딪혔습니다. 화장실 건물의 바깥쪽 벽에 설치된 거울이었는데, 거울 방향으로 날다가 두 마리중 한마리는 바로 방향을 바꾸어 날아갔지만 장난치며 뒤따르던 다른 한마리는 미처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거울에 부딪혔습니다. 아마 거울에 비친 모습이 숲과 하늘이어서 착각했지 않나 싶습니다.
거울에 세게 부딪치고는 몇미터를 날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잠시 지켜봤는데,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길래 제가 손으로 주워서 상태를 살펴봤는데, 몸에 전혀 힘이 없고 한쪽 눈을 뜨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장은 뛰고 있었고요.
일단은 물이라도 먹여야 겠다 싶어서 저희 사이트로 데리고 와서 물을 줬는데 먹지를 않더라고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요. 몸을 좀 움직이나 싶어서, 날아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 줬는데도 못 날아가고 계손 제 손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 계속 붙어 있을 수 만은 없어서, 박스를 하나 구해다가 안에 물을 넣어주고, 수건으로 천장 일부를 막았습니다. 아래 사진에는 스티로폴로 되어있는데 금방 수건으로 바꾸었어요.
이런 식으로 좀 편안하게 쉴 만한 곳을 만들어 주고, 캠핑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근처에 고양이들이 다녀서 불안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자꾸 쳐다보고 신경쓰는 것도 이 친구한테는 스트레스가 될 것 같구요. 그래서 정신 차리면 날아가라고 가능한 안전한 곳, 그리고 바로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위치에 박스를 두었습니다.
잠시 후에 들여다보니, 박스 구석에서 벽을 보고 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정말 정신을 못 차리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계속 두었는데, 몇십분이 지나서 박스를 보니 어느새 흰눈썹황금새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박스에는 배변의 흔적만 남아있구요. 막상 가버리고 나니 아쉽기도 했지만, 아무쪼록 잘 회복해서 안전하게 친구들에게 돌아갔으면 했습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아쉬운 캠핑이었는데, 흰눈썹황금새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손 위에 새를 올려본 건, 예전에 유리창에 갇힌 참새를 구조했을 때, 곤줄박이한테 땅콩 줬을 때 다음으로 이번이 세번째 경험인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끝!
참고로 흰눈썹황금새는 여름 철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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